[김흥식 칼럼] 총성 울린 수소 전쟁, 규제 완화와 생태계 구축 시급

오토헤럴드 조회 735 등록일 2020.10.08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 수소 전기트럭 '엑시언트 퓨얼셀'이 유럽에 상륙했다. 지난 7월 양산을 시작해 스위스로 향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지 시각으로 7일 현지에 도착해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 에너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yundai Hydrogen Mobility)'로 인도됐다.

현대차는 이날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을 유럽 시장에 공식 론칭하고 미국과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며 "청정에너지 수소를 사용하는 새로운 자동차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유럽에는 오는 연말까지 50대, 오는 2025년 총 1600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21년 연간 생산 능력을 2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는 2030년 1만2000대에 달하는 수소 전기트럭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 생산과 충전, 서비스와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수소 사슬을 구축할 예정이며 트랙터를 비롯한 다양한 모델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앞서 2019년 북미 상용차 전시회(NACV)에서 수소 연료전기트럭 콘셉트 HDC-6 NEPTUNE Concept Class 8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2030년 100만대에 달하는 수소 전기트럭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에는 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에 특화된 중형 트럭과 대형 트럭 등 3종을 공급해 2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로 갖고 있다. 최근 강력한 경쟁차로 여겨졌던 미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 의혹에 몰리면서 현대차 수소 전략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수소 연료가 일반 승용차보다 많은 짐을 싣고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에 더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환경 규제로 내연기관차 대안으로 떠 오른 전기차는 무거운 짐을 싣고 장거리를 주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배터리가 필요해 상용차로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돼왔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은 총중량(연결차 중량 포함) 34톤급을 기준으로 19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350kW(476ps/228kgf·m)급 구동 모터로 대형 상용차가 요구하는 충분한 힘을 발휘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km를 확보했다. 수소 탱크 7개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8~20분에 불과하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수소 전기트럭 수요가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유력한 상용 브랜드들이 수소 전기트럭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2013년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차 투싼 양산화에 성공하고 일반 판매를 시작한 넥쏘에 이어 수소 전기트럭 양산에 성공하고 판매를 시작한 곳은 아직 현대차가 유일하다.

현대차와 유일하게 수소전기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토요타 계열 히노 브랜드 첫 수소 전기트럭도 2021년 상반기에나 선을 보일 전망이다. 업계는 따라서 일반 승용 그리고 상용차 부문 수소 전기차 경쟁에서 현대차 독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풀어 나가야 할 과제가 수두룩 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수소 벨류 체인 구축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이 처음 수출된 스위스에서는 합작 법인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는 하이드로스파이더와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가 주도하는 충전 네트워크 구축, 물류사 등으로 수소 벨류 체인을 구축했다. 수소를 만들어 내고 저장해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사용하는 완벽한 생태계다.

이와 달리 수소 전기차 세계 첫 양산 국가인 우리나라 수소 생태계는 매우 빈약하다. 수소 전기차를 비롯한 각종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주변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 일례로 수소 전기차 보급률이 세계 1위인데도 충전소는 일본이 갖고 있는 것에 30%에 불과하다. 이런 저런 규제 때문에 충전소를 짓는 일조차 버겁다. 또 현대차를 제외하면 연구나 개발, 투자 규모도 전무하다시피 하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수소 전기트럭 수요가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고 수소위원회는 2050년 수소가 차지하는 에너지 소비량 비중이 1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소 전기차가 4억대에 이르고 이 중 상용차가 20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내연기관차 퇴출과 더불어 전기차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수소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이 맞물려 나가야 한다. 당장 수소 충전소 설치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LPG 충전소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만약 문제가 발생해도 더 안전한 연료인데도 지금 수소 충전소는 제한된 지역에만 설치가 가능하다. 수소 전기차가 전기차 충전에 걸리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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