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급증하는 전기차 사고, 운전자가 갖춰야 할 상식도 있다

오토헤럴드 조회 986 등록일 2020.12.21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테슬라 모델X가 충돌 후 화재 발생으로 탑승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빌라 단지 지하 주차장 안에서 벽에 충돌한 후 화재가 발생한 일반적인 사고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사회적 이슈가 됐다. 어찌보면 평이한 사고였는데도 사고차가 전기차였고 구조 특성상 탑승자를 구난ㆍ구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리운전자 운전 미숙, 기기 조작 실수, 급발진 또는 주변 환경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국과수 조사를 통해 확인되겠지만 이 밖에 여러 가지 생각해 볼 것들이 있는 사고이기도 했다. 같은 조건으로 내연기관차가 충돌했다면 화재가 발생할 정도가 아니었고 경미한 부상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사고 차종은 테슬라 고급 SUV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바닥에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모델 X를 포함한 테슬라 모델들이 전기차에 이상적인 구조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차량 왼쪽 앞모서리가 부닥치면서 그 충격으로 프레임이 흔들리고 바닥에 탑재된 배터리 오른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보조석 하단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등에서 우수하지만 열이나 충격 등에 약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단점을 갖고 있다.

약 3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운행 중 중앙분리대 충격 후 배터리 부위 폭발성 화재로 앞쪽 엔진룸이 통째로 사라지면서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와 같은 차종이고 양상도 유사하다. 얼마든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열 및 충격 등에 약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진 한계성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보는 이유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도 배터리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가 발생하면 온도가 높은 열 폭주 현상으로 이어져 일반적인 방법으로 진화가 어렵다. 대부분 전기차 화재가 전소되는 이유다. 일반 내연기관차도 연간 약 4500~5000건 정도 다양한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하지만 전기차 화재는 거의 100% 배터리를 원인으로 봐도 된다. 

구난·구조에도 살펴볼 것들이 있었다. 사고 모델은 뒷 도어가 위로 열리는 독특한 구조에 도어 손잡이가 팝업 형태로 안으로 매립돼 있어 외부에서 손잡이를 잡을 수 없게 돼 있다. 더욱이 전원이 상실되면 플러시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안에서 여는 것조차 힘들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이 독특한 팰콘 도어는 문을 잡아주는 힌지가 위에 있고 충격을 받으면 밀리기 쉬워 구난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차종 특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베테랑 구조 요원도 구난에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고 응급조치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도어 핸들이 수동 조작이 가능하지 않은 전자식에 의존하는 경우 전원 상실에 따른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 소화기와 다른 소화제를 사용해야 하고 탑승자가 감전 등으로 쓰러졌을 경우 특수 복장으로 구난을 해야 하는 전문성도 필요하다. 이렇게 매우 독특한 차량 구조에 일반적이지 않은 기능이 적용된 전기차가 출시했을 때 제조사가 소방청에 그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설명서를 제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급발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관련 급발진 신고 건수가 100건 이상일 정도로 많아 이번 사건에 대한 국과수 판단이 주목된다. 급발진 사고는 흔적이 남지 않는 전기·전자적인 문제가 대부분이고 재연이 불가능해 국내에서 승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사고 현장은 일반 주차장 대비 넓고 밝은 주변 환경에서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관심이 매우 높다. 

전기차 안전성은 앞으로도 고민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안정화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고 다른 기술적 보완이 이뤄지면 전기차 화재가 줄 것이고 이번 사고가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유사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편의성과 멋을 강조한 시스템이 도리어 악재로 되면서 탑승자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제작사도 신중해야 한다.

또 대국민 안정성 보장을 위한 정부 인증과 확인 절차가 중요하고 소방청도 더욱 면밀하게 모든 차종을 확인하면서 구난·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자동차 운전자도 차량에 대한 최소한 상식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김필수 교수/webmas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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