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유감 단종차 #7. 대우 매그너스 '낯설지 않은 첨단 사양과 진보적 L6'

오토헤럴드 조회 899 등록일 2020.03.12

대우자동차 2002년형 매그너스 시승 기억을 떠 올려봤다. 2001년 어느 날, 옛 대우센타빌딩을 출발해 화성에 있는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지금의 자동차안전연구원)까지 달렸다. 안면이 있는 연구원의 배려로 고속 주행로를 달렸다. 전력으로 서너 바퀴를 돌면서 잘 다듬은 4기통 2.0ℓ DOHC 가솔린 엔진의 힘이 유독 강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연식변경에도 이전과 달라진 것들이 꽤 있었다. 고급 직물 시트, 호박색 방향지시등, 기본 적용된 ABS, 충격에 다른 압력이 감지되면 시트벨트를 다시 풀어주는 로드 리미트, 사이드 에어백, 레인센싱 와이퍼, 외부의 공기 오염도를 습도 센서로 인식해 외기 유입을 차단하는 기능까지 지금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첨단 사양도 가득했다.

대우자동차는 1955년 자동차를 수리하던 신진공업사로 출발, 1983년 이름을 바꾸고 전 세계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브랜드다. 고 김우중 전 회장의 세계 경영에 맞춰 베트남, 폴란드, 루마니아에 현지 공장을 세웠고 영국과 독일에는 기술연구소까지 세웠다. 국내 기업 어느 곳도 하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목전에 둔 1999년 첫선을 보인 대우 매그너스도 대우자동차가 추구하는 혁신과 도전의 흔적이 가득했다. 매그너스는 브랜드의 플래그십이자 준대형 세단 브로엄의 후속으로 개발이 시작됐지만 이후 고급 중형 세단으로 방향을 바꿔 세상에 나왔다. 디자인은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이탈 디자인이 맡았다. 현대차 포니를 디자인한 같은 인물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그너스의 외관은 판이했다.

대우 앰블럼을 형상화한 프런트 그릴과 후드의 캐릭터 라인을 절묘하게 연결했고 측면은 캐릭터 라인의 악센트를 강조하면서도 매끈하고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압권은 후면이다. 트렁크 도어와 리어램프의 표면을 하나의 단면처럼 예리하게 잘라냈다. 더없이 깔끔했던 덕분에 매그너스의 시그니처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정확한 색상 명은 기억에 없지만 베이지, 블랙 매그너스는 지금 내놔도 꿀리지 않는 포스가 있었다고 감히 장담한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장르에 맞게 인테리어도 화려했다. 원목 느낌의 하이 그로시가 콘솔 부, 센터패시아, 클러스터의 베젤과 도어 안쪽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용됐다. 굵고 높은 암레스트, 스티어링 휠 리모컨, 디지털 느낌이 나는 오디오 패널, 작지만 조작과 반응이 편하고 빨랐던 버튼류의 배치도 돋보였다.

2006년 토스카로 자리를 몰려주기 직전 출시된 2005년형 매그너스에는 앞서 소개한 2002년형의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에 솔라 컨트롤 글라스, 앞 좌석 헤드레스트 틸팅 기능에 동급 최초로 동급 최초로 이리듐 스파크 플러그로 내구성을 높였다. 2002년형에서 소개를 빼 먹은 편의 사양도 이어졌다. 중형차사상 최초로 우진 연동 아웃 사이드미러와 결빙 방지용 와이퍼다.

무엇보다 매그너스에서 가장 돋보인 대우자동차의 혁신은 횡치식 중형급 직렬 6기통 엔진인 'L6'다. L6는 엔진 크기의 한계로 쉽지 않았던 실린더의 가로 배치를 세계 최초로 실현해 그때까지 불가능했던 전륜구동 방식에도 탑재가 가능하게 했고 매그너스에도 적용됐다. L6는 또 실린더 내 피스톤 운동 저항을 가장 덜 받기 때문에 파워가 좋고 특히 소음이 저감 효과가 큰 실키 엔진으로 평가됐다.

대우자동차가 L6를 발표하자 그때까지 주류였던 V6엔진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 BMW의 기술을 능가했다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을 사용한 L6는 배기량 1993cc로 최고출력 142마력, 최대토크 19.1kg.m, 배기량 2.5cc로는 157마력, 24.5kg.m의 힘을 발휘했다.

매그너스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부끄러운 일화도 있었다. 2001년 국내 자동차의 상당수가 출력을 과대 표시한 것이 드러나는 수모를 당한다. 이 때문에 매그너스 2.0은 최대출력이 142마력에서 130마력으로, 최대 토크는  19.1kg.m에서 18.4kg.m로 각각 조정됐다.

매그너스는 일부 택시로도 판매가 됐고 경찰차 공급, 중국 수출 등 전성기를 구가하며 연간 3만 대까지 판매됐지만 세대교체에 성공한 현대차 쏘나타의 돌풍에 밀리고 그사이 GM에 인수되는 곡절을 겪으면서 2006년 토스카에 자리를 물려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매그너스의 가격은 2000년식을 기준으로 1200만 원대로 시작했고 후속 토스카의 시작 가격은 1600만 원대였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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