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재귀 반사식 번호판 문제 지적한 유튜버에 "사과하고 보상하라"

오토헤럴드 조회 669 등록일 2021.01.18

자동차 번호판은 차량 신분이 떳떳하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는 시그널이다. 따라서 번호판은 정상적이어야 하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불법이나 편법으로 번호판이 보이지 않게 하거나 가리는 일은 범죄와 다르지 않고 또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행위다. 선진국에서는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단속이 매우 강하고 벌칙이 엄하다. 번호판이 잘 보이게 차체에 더 크게 표시하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는 번호판이 자주 변경되면서 다양한 형태가 도로를 누비고 있다. 녹색이 촌스럽다는 이유로, 지방 차별을 없앤다는 이유로, 표기할 숫자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바뀌어 왔다. 외부 식별에 번호판을 운용하는 목적이 있지만 자동차를 좀 더 멋있게 보이기 위해 또는 다른 이유로 변경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최근 등장한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가 요즘 번호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성으로 북한도 같은 구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페인트 방식 번호판은 주간은 물론 특히 야간 인식률이 떨어져 실효성 지적이 많았다. 또 페인트 면이 쉽게 벗겨지고 야간에 스치듯 지나가는 번호판을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만큼 문제가 크다는 뜻이다. 

페인트 방식 번호판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반사율을 높인 이른바 재귀 반사식 번호판이 최근 도입됐다.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는 앞서 푸른색 바탕 재귀 반사식 번호판을 사용하고 있다. 재귀 반사식은 반사율이 워낙 높아 야간 인식률이 높고 푸른색 국가 문양을 더해 미관상 반응도 나쁘지 않다. 다양성 측면에서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재귀 반사식 번호판은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번호판 반사율인 휘도를 유럽 국가와 같은 수준인 40cd보다 크게 낮은 3~12cd로 정하면서 시작된 논란이다. 유럽은 반사율이 워낙 높아 야간에도 인식률이 매우 뛰어나다. 우리나라도 이런 장점을 높이 평가해 재귀 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했지만 워낙 낮은 휘도 기준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불만과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 캡처(미디어오토)

휘도가 12cd 이상인 경우 반사율이 높아 무인단속기 측정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최저 기준을 3cd 이상으로 책정한 때문이다. 이렇게 낮게 휘도를 책정하면 고가인 재귀 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해도 인식률이 떨어지며 특히 중국 등 저가 재귀반사 필름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져 의미가 사라진다. 다시 말해 3cd 휘도는 아무 효과나 의미가 없으며 따라서 최대치인 12cd로 고정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 있다. 휘도를 높인 번호판을 무인단속기가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유튜버가 검찰에 고발되는 일도 있었다. 의심이 가는 일에 문제를 제기하고 조사와 개선을 요구했는데 국토교통부는 고소 고발로 입막음을 시도했다. 국가와 사회에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정부 부처가 개인을 상대로 고발을 남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비난을 받아야 한다.

한 방송사가 재귀 반사식 번호판이 페인트 식과 달리 단 한 건도 찍히지 않았다는 것을 보도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 더욱 확실해졌지만 국토부는 유튜버와 달리 고발 등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유튜버에 대한 고발은 취하하지 않았고 이들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매우 나쁜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제가 있으면 솔직히 밝히고 개선하면 될 일을 그것도 정부 부처인 국토부가 남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행위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쉬운 부분은 재귀 반사식 번호판이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는데도 대부분 미디어가 이를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번호판이 하는 막중한 기능으로 봤을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 따른 문제는 매우 심각하며 다른 문제로 확장하는 폭발성을 안고 있는 사안이다. 재귀 반사식 번호판에 문제가 있는지 실태 확인을 하고 현재 휘도에 문제가 있다면 확실한 개선책이 요구된다. 

국토부는 이런 문제를 고발한 미디어에 재갈을 물리기에 앞서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하고 동시에 문제가 확인되면 유튜버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도 해야 한다. 국민이 정부 부처에 역할을 부여한 것은 권력을 휘두르라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재귀 반사식 번호판에 대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서둘러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김필수 교수 기고/webmas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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