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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조화를 부리는, 인피니티 Q30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1,101 등록일 2017.07.06


음식은 신비롭다. 예를 들면 ‘돈까스’라는 음식을 만들어도 두툼하게 튀긴 후 먹기 좋게 잘라서 눅눅하지 않도록 접시에 담고 깨를 간 소스에 찍어먹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얇게 튀긴 후 큰 접시에 넉넉하게 담고 다른 방식의 소스를 부어 맛을 내기도 한다. 동일한 재료를 갖추고 음식을 만들어도 투입되는 조미료와 튀기는 시간,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다양한 맛으로 다가온다. 작은 차이가 다른 감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최근 개발 원가 절감과 판매 모델의 다양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동일한 플랫폼,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들이 많아졌지만 그 안에서도 디자인과 소소한 서스펜션 조정 등을 달리 해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자동차들이 있다. 맛을 살릴 줄 안다면 플랫폼을 공유한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 세계에서 글로벌화, 전략적 제휴, 통합 합병 등이 많아져도 새로운 자동차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큰 이유일 것이다.


인피니티의 컴팩트 해치백인 Q30도 그러한 흐름 속에서 태어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A 클래스에 사용되는 MFA 플랫폼은 물론 엔진도 그대로 사용하지만 A클래스의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인피니티만의 고유 디자인을 입히고 차체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본래 인피니티의 자동차들이 경쾌한 가속과 주행 성능을 주 무기로 삼지만, Q30은 그 무기가 메르세데스를 통해 좀 더 잘 다듬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외형에서 느껴지는 Q30의 이미지는 ‘완벽한 인피니티’다. 한 때 인피니티의 디자인 혁명을 일으켰던 시로 나카무라의 마지막 디자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인데 크기를 키우면서도 독특한 형태로 다듬은 더블 아치 그릴과 그 중앙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인피니티의 엠블럼이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헤드램프는 그릴 상단의 크롬 라인과 조화를 이뤄 마치 처음부터 한 덩어리였던 것처럼 어우러진다.

곁눈질로만 훑어봐도 차체 곳곳을 볼륨감 있게 장식하는 라인들이 보인다. 특히 프론트 그릴부터 보닛, 프론트 펜더를 거쳐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날카로운 형태의 사이드 라인이 인상적인데, 신기한 점은 복잡한 라인들이 어우러지면서도 산만하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작은 차를 옹골찬 느낌으로 만들어내고 있어 실제 크기보다 차체가 커 보인다는 느낌도 받는다. 곡선으로 C 필러를 장식하는 크롬 라인은 Q30의 날카로움을 배가시킨다.


리어 역시 인피니티만의 멋을 살리고 있다. 크게 돌출된 리어윙으로 인해 쉽게 알 수 없겠지만 리어 해치 글라스는 상당히 누워있는 편이고 면적도 의외로 작다. 테일램프와 리어 글라스의 선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인 굴곡도 ‘인피니티니까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가온다. 리어 범퍼 양 끝단에는 사각형의 머플러가 돌출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고성능이라는 이미지를 마음껏 분출하고 있다. 역동성을 중시하는 인피니티다운 센스다.


실내에서는 곳곳에서 메르세데스의 흔적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인피니티의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도어 안쪽의 스위치와 손잡이 배치는 메르세데스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으며, 계기반과 스티어링,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조작 레버도 메르세데스에서 엠블럼만 인피니티로 바꾼 버전이다. 그래도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레이아웃, 송풍구에는 인피니티의 디자인을 적용해 다른 이미지를 부여한다. 변속 레버가 메르세데스처럼 스티어링 칼럼에 있지 않고 센터터널로 이동한 점은 칭찬해 줄 만 하다.


Q30이 메르세데스와 차별화를 이루는 점은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을 비롯해 실내 곳곳을 알칸타라로 장식했다는 것이다.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버킷 타입 1열 시트 역시 알칸타라를 일부 적용했는데, 형태는 메르세데스에서 많이 봤지만 검은색과 흰색의 투톤을 적용해 인피니티만의 젊은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다. 2열 시트 역시 의외로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했고 트렁크에도 여유가 있어 2열을 접을 일은 많이 없어 보인다.



본래 Q30에는 배기량 별로 두 가지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 적용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버전은 2.0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7단 DCT를 조합해 앞바퀴를 구동하는 한 가지 버전 뿐이다. 이 엔진은 5,500 rpm에서 최고출력 211 마력을, 1,200~4,000 rpm에서 최대토크 35.7 kg-m을 발휘하는데 작은 차체를 견인하는 데는 충분하다. 아니, 이 차의 등급을 생각하면 좀 더 경쾌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인피니티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기 전에는 긴장부터 먼저 하게 된다. G37과 Q70을 운전하면서 주의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가 스프린터같이 튀어나가는 감각에 저절로 목이 꺾이고 헤드레스트에 머리가 묻히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피니티는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하고 차별화되는데, 마치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가속 페달을 함부로 밟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라고 외치는 듯하다.


Q30도 그런 인피니티의 발진 감각을 물려받고 있다. 차별점이 있다면 조금 더 가속 페달을 다루기 쉽고 시트에 묻히는 감각이 약간 덜어졌다는 것인데, 그래서 인피니티의 다른 자동차들과는 달리 긴장감보다는 즐거움이 먼저 다가온다. 회전계를 거침없이 높이면서 여기에 맞춰 높아지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DCT 특유의 울컥거림이 없다는 점도 주행 감각에 플러스를 더한다.

운전대를 잡기 이전에는 자동차들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 지금 시대에 최고출력 211마력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수록 소리와 출력이 어우러지니 저절로 입에 미소가 번진다. 게다가 고속 영역을 넘겨 초고속 영역에 진입해 가면서도 가속에서 한계를 드러내지 않고 차체를 꾸준히 끌고 나간다. 출력만 아니라면 핫해치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아깝지 않을 정도라고 본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있는데, 독일차의 특성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생각은 와인딩 로드에 진입하자마자 깨졌다. 도로와의 직결성을 중시하는 독일식 서스펜션과 승차감과 쾌적함을 중시하는 일본의 특성이 만난 후의 최종 결과는 프랑스 자동차의 특성이 되었다. 인피니티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소속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프랑스의 특성이 나타나는 것은 뜻밖이다.

이와 같은 성격은 록투록 2.5회전의 스티어링과 만나 코너에서의 적극적인 즐거움으로 발현된다. 코너에서 단단하게 버티기 보다는 무게 이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끈기 있게 받쳐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코너가 끝나갈 때 즈음엔 받쳤던 무게를 살짝 튕겨올리면서 차체가 자세를 잡게 하고, 가속 페달을 쉽게 밟을 수 있게 한다. 해치백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것이야말로 Q30이라는 자동차에 어울리는 움직임일지도 모른다.


작은 문제들이긴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긴 하다. 계기반 중앙의 그래픽이 아직도 흑백인 것과 센터페시아의 LCD 화면 크기가 작다는 것도 있지만, ‘브레이크 홀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크게 다가온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완전히 정지한 상태에서 한번 더 밟으면 홀드가 걸리면서 가속 페달을 밟기 전까지 정지하는 이 시스템은 메르세데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기에, Q30에 없다는 사실이 뜻밖의 불편으로 다가온다.

인피니티 Q30은 메르세데스 A 클래스의 플랫폼과 인테리어 일부, 엔진을 빌렸지만 디자인과 가속 감각, 서스펜션에 인피니티만의 양념을 넣어 조리해냈고 그 결과 매력적인 해치백으로 거듭났다. 만약 프랑스 자동차 특유의 코너링을 신봉하는 운전자라면, 프랑스 출신 해치백 모델들에서 가솔린 엔진을 찾아볼 수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Q30은 한 줄기 광명의 빛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Q30은 플랫폼 공유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플랫폼과 엔진을 공유하는 자동차가 똑같을 것이라는 편견을 부수고, 제조사만의 고유 양념을 더해 멋들어진 요리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희망, 공유를 통해 개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자동차를 구매하는 운전자에게도, 제작하는 제조사에도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리는 재료보다 요리사의 실력에 달렸다는 평범한 진실이 Q30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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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명
    인피니티
    모기업
    르노그룹
    창립일
    1989년
    슬로건
    Accelerating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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