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RAV4와 최근의 토요타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311 등록일 2019.06.10


1996년 이래 같은 이름을 사용해 오고 있는 토요타의 소형 SUV 모델의 RAV4의 5세대 모델이 2019년형으로 등장했다. 20세기 말에 개발된 모델이 5세대를 거치면서 세기를 뛰어넘은 것이다. 새로이 등장한 5세대 RAV4는 최근의 디지털 패러다임을 반영한 이미지로 각이 선 차체 조형을 보여준다. 이와 아울러 강렬한 얼굴을 통해서 개성을 어필하고 있다.



차체 측면의 휠 아치를 비롯한 캐릭터 라인의 형태는 마치 종이를 접은 듯이 각이 선 직선으로 처리돼 있다. 게다가 크로스 옥타곤 (cross octagon) 이라는 명칭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휠 아치의 형태가 더더욱 기하학적 조형에 의한 디지털적 인상을 풍기고 있다. 그런데 팔각형이 변형된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의한 앞 모습은 흡사 영화 스타워즈 속에서의 가장 강력한 캐릭터 다스베이더(Darth Vader)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실상 전면의 이미지가 그 차의 첫 인상을 결정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신형 RAV4는 매우 공격적인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변형된 팔각형의 조형요소는 뒷모습에서도 보인다. 차체 측면에서는 검은색 프로텍터를 덧댄 휠 아치에서 다각형이 강렬하게 어필된다. 그래서 측면의 이미지는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속의 건담 로봇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 측면의 프로파일에서 눈에 띄는 건 소형 SUV임에도 의외로 후드 길이가 강조된 프로파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앞 바퀴 굴림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서인지 앞 오버 행이 길어서 전체적으로는 측면에서의 무게 중심이 약간 뒤로 쏠린 듯이 보이기도 한다.




RAV4의 시작은 1993년에 같은 이름으로 나왔던 크로스오버형 콘셉트 카 부터였다. 물론 그 디자인 거의 그대로 2도어 모델로 1996년에 양산돼 나왔고, 최초의 크로스오버 모델로 홍보를 했었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논란 거리가 하나 있다. 콘셉트 카 RAV4가 나온 1993년의 동경모터쇼에 기아자동차는 초대 스포티지를 양산 모델로 전시했었는데, 거의 세계 최초의 크로스오버 모델이었음에도, 그 당시의 기아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적어서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한 일면이 있다. 조금 아쉽긴 하다.





아무튼 초대 RAV4는 매우 캐주얼 하지만 무난한 사각형을 기조로 한 디자인으로 나왔고, 이후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그다지 튀지 않는 귀여운 이미지로 시장에 나왔었다. 3세대 모델 역시 그랬는데, 가장 토요타 스러운 중립적이고 실용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2011년에 나온 3세대의 페이스 리프트 된 RAV4는 오히려 귀여운 이미지를 덜어내면서 그야말로 그 시대의 그저 평범한 소형 SUV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이 시기에는 RAV4뿐 아니라, 승용차부터 SUV, 미니밴 등 대부분의 토요타 차들이 그런 평범한(?) 이미지였다.





마치 토요타의 공식이라도 있는 것 같은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래서였는지 토요타는 그런 매너리즘을 벗어나기 위해 현재 렉서스 GS 세단의 시초가 된 후륜 구동 준대형 세단 아리스토(Aristo)를 개발하면서 차체 디자인을 이탈리아의 쥬지아로에게 의뢰했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였지만 토요타는 무언가 새로운 감각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리스토는 보수적이었던 토요타의 승용차들과는 다른 감각으로 개발된다. 그리고 2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오늘날의 토요타의 디자인은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을까? 사실 오늘의 자동차디자인은 메이커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디지털 기술에 의한 자율주행기술과 스마트 화에 의한 사회 전반의 변화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로 인해 자동차의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누구도 정확한 변화의 방향을 알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기술을 표현하려는 감각적 실험은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의 토요타가 보여주는 생경한 인상의 디자인도 바로 그런 맥락으로 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걸 통해서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글 / 구상 (자동차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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