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눈에띄지 않는 오버 엔지니어링..폭스바겐 아테온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폭스바겐의 이미지는 언제부터 정해져 있었을까?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처음 비틀을 만들 당시부터 였던걸까? 국민을 뜻하는 독일어 Volk와 차를 뜻하는 Wagen이 합쳐진 폭스바겐의 스토리는 이미 상당수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사실이다.
국민차라는 수식어가 발목을 잡고 있던걸까? 실제로 폭스바겐은 골프와 폴로, 티구안 등 콤팩트 모델과 소형 차량의 판매가 높은 브랜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부가티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의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공룡같은 회사다.
이미 규모만으로는 국민차를 넘어섰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폭스바겐이 고급차 시장에 욕심을 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기술과 자본이 넘치는 회사에서 대당 수익률이 높은 고급 세단 및 SUV 개발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폭스바겐이 있기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전 CEO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ëch)는 지난 2002년 드디어 폭스바겐이 염원하던 럭셔리 세단 페이톤과 SUV 투아렉을 차례대로 선보였다.
엔지니어 출신의 고집이였을까? 피에히 CEO는 독일 드레스덴에 페이톤 제작을 위한 특별한 공장을 설립할 정도였으니 당시 폭스바겐이 페이톤과 투아렉을 통해 럭셔리 시장에 안착하고자 하는 의지는 대단히 높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을 끝으로 페이톤은 2세대로의 풀모델 체인지 대신 단종수순을 밟게된다. 부진한 판매량이 주 원인으로 꼽히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역시나 브랜드 인지도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떠오른다. 이후 한동안 명맥이 끊긴 폭스바겐의 플래그십은 이름도 차체 사이즈도 컨셉도 다른 4도어 쿠페인 아테온이 2017년 대체하게 된다.

■ 4도어 쿠페가 플래그십?
보통의 플래그십은 전통적인 각진 세단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폭스바겐은 페이톤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더한 새로운 시도를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
4860mm의 전장, 1870mm의 전폭, 1450mm의 전고, 2840mm의 휠베이스는 중형세단과 그 이상의 경계에 걸쳐진 크기다. 유럽시장에서는 아테온의 경쟁모델로 BMW의 4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의 A5 스포트백을 꼽고있다.
폭스바겐의 최신 플랫폼인 MQB 기반으로 제작된 아테온은 경쟁모델 대비 큰 사이즈를 가진다. 4시리즈 그란쿠페 대비 220mm, A5 스포츠백 대비 145mm 전장이 길고, 전폭은 각각 54mm, 16mm 넓다. 실내 거주공간의 지표가 되는 휠베이스 역시 4시리즈 그란쿠페와 A5 스포츠백 대비 30mm씩 길다.

여기에 아테온은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을 붙인만큼 디테일에 매우 집착한 모습이다. 전면 가로줄 형태의 그릴의 모습은 램프와 하나의 형상으로 이뤄진 모습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램프는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다. 주간주행등과 하나로 보이게 했다면 훨씬 제작하기 쉽고 비용도 절감했을 텐데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신경쓴 모습들이 눈에띈다.
측면부는 아테온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다. 루프라인을 따라 흐르는 선과 그 끝에 마주하는 트렁크 상단 스포일러는 쿠페와 세단이 결합된 모델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디자인이다.
여기에 프레임리스 도어를 더해 쿠페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도록 한 점도 장점이다. 트렁크는 해치백 스타일로 열린다. 열리는 입구가 큰만큼 화물 적재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편의성이 용이하다.

양쪽으로 튀어나온 부분도 없어 이리 저리 테트리스를 하지 않아도 되며, 안쪽으로 깊이 패여있어 높이가 있는 짐을 넣기에도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찬찬히 둘러본 외관에서 눈에띄는 또하나의 요소는 캐릭터 라인이다. 엔진룸을 덮고 있는 후드와 측면의 사이드캐릭터 라인 그리고 A필러를 따라 루프라인까지 캐리터 라인을 넣은 점은 독특한 구성이다.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지나칠 수 있는 부분까지 마감이 확실하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아테온을 설계할때 마음껏 재능을 펼쳐낸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어딘가 익숙하다. 보이지 않는 디테일에 신경을 너무 쓴 탓인걸까? 문을 열고 마주한 실내에서는 파사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레이아웃과 버튼배열, 버튼을 누르는 감촉까지 다른점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대화면 디스플레이 계기반과 8인치 크기의 인포테이먼트 디스플레이 등은 대체적으로 깔끔하다라는 느낌을 전해주기 충분하지만 플래그십이라는 범주안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쿠페형 루프라인을 가진 아테온이지만 뒷좌석 무릎공간은 넉넉하다. 키가 큰 성인이 앉아도 무릎공간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기 어렵다. 다만, 머리 공간은 제한적이다. 차는 길고 넓은데 쿠페형 디자인으로 루프 라인이 낮다보니 나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 오버 엔지니어링..그래서 생각나는 가솔린 버전
국내 판매되는 아테온은 2.0리터 디젤엔진 단일 버전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낸다. 이와 함께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DSG가 함께 짝을 맞춘다.
아테온의 움직임은 단단함 속에서 안정감을 가져간다. 기본 컴포트 모드에서도 물렁한 세팅보단 어느정도 노면의 충격을 전달하는 편이다. 그러나 불쾌한 진동들은 깔끔하게 처리한다. 독일차의 특성과도 일맥상통한 느낌인데 최신 독일차들이 점점 부드러운 감각을 가져가는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라 흥미롭다.

디젤엔진을 채용한만큼 초반 가속부분에서는 터보랙과 함께 한발짝 늦은 반응은 어쩔 수 없다. 다소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여유로운 움직임이며,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굼뜨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엔진의 응답성이 컴포트 대비 빨라져 큰 불편함은 대부분 해소되지만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진다던지 노면의 충격이 더 크게 올라온다는 점에서 운전자의 취향에 맞춰 개별설정 등을 통해 자신만의 셋업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테온에서 눈에띄는 주행부분은 핸들링 성능이다. 스티어링을 돌릴때마다 차체의 반응이 상당히 빠른편이다. 굳이 높은 속도를 올려서 꺾을 필요도 없다. 골목길과 주차장 등에서도 빠른 스티어링 반응은 운전의 재미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실제 코너링 상황에서도 아테온은 수준급의 실력을 발휘한다.

245mm넓이의 타이어와 18인치 휠 조합으로 이상적인 라인을 그려나가다. 이차가 전륜 구동임을 말하지 않는다면 쉽사리 알아차리기 어려운 수준이다. 낮은 속도에서는 잘 못느꼈던 부분도 고속도로에 올라 여러가지 환경을 접해보니 아테온이 가진 진짜 능력이 제대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여기에 고속주행 안정감도 높다. 독일차들이 대부분 이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편인데 아테온 역시 고속주행 안정감이 뛰어나다. 최근 들어 일본산 차들과 국산차들도 수준급의 고속주행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직까지 일정 영역 이상에서는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디젤엔진의 진동과 소음문제는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신차급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시 진동과 디젤 특유의 소음이 생각보다 크게 전해진다. 유럽 사람들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신경을 쓰지 않는다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있어 정숙성과 진동 억제능력은 차를 구입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몇가지 문제들을 제외하고는 뛰어난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아테온이다. 그래서인지 가솔린 모델이 더욱 궁금해진다. 아테온은 유럽 시장에서 3가지 출력의 디젤과 가솔린엔진을 판매중이다.

최고출력 150마력, 190마력, 240마력의 디젤엔진과 150, 190, 280마력의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국내에는 오직 190마력 디젤만 들어오다보니 폭스바겐이 오버 엔지니어링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든 아테온이 두고두고 아쉽게 느껴진다.
향후 가솔린 모델 이외에도 다양한 출력 버전의 아테온이 출시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폭은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우선..아테온은 시발점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스캔들은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설마설마 했던 이야기는 진실이 됐으며, 회사의 존폐가 위협될 정도의 과징금 등이 잇따랐다. 아직까지 확실한 마무리를 맺지 못한 사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하는데 있어 꺼림칙한 부분이다.

현재 폭스바겐은 아테온을 제외하고 판매할 수 있는 모델이 없다. 이전만 하더라도 파사트와 티구안, 투아렉, 골프, 폴로 등 다양한 모델을 판매해 수입차 판매량 1위에도 오르는 저력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언제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올지 확신할 수 없지만 폭스바겐은 아테온을 시작으로 점차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실행 중이다.
그전에 국내 소비자들이 가진 불신부터 해결해야 한다. 폭스바겐은 지난 해부터 향후 3년간 다양한 신차들을 차례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과 판매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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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명
- 폭스바겐
- 모기업
- Volkswagen AG
- 창립일
- 1937년
- 슬로건
- Das A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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