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지속하면서, 그들이 앞서 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은 단연 ‘기술력’이다. 지금보다 나은, 경쟁사보다 더 뛰어난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IT기업들과의 협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전동화를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확인할 수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후발주자로서 다급히 대응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도 확인할 수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데 있어, 자율주행이나 EV 등의 기술력은 단지 ‘수단’에 불과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율주행 자동차나 EV 모두 소비자가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이라도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보면 지금의 자동차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앉아서 쇼핑 할 수 있는 아마존의 판매 서비스나 리모콘이나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IPTV,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최근 구글이나 아마존, 다음카카오 등에서 선보이고 있는 ‘AI 스피커’ 역시 이러한 서비스들이다. 앞서 소개한 서비스는 ‘언제든지’ ‘어디서나’ ‘누구나’ ‘즉시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라는 보편적인 소비자들의 요구사항,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반영한 서비스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그렇지 않다. 언제든지, 어디서나, 바로 사용할 수 없을뿐더러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싸지도’ 않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의 자동차는 낙제점에 가까운 상품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우버나 리프트가 운영하고 있는 라이드 쉐어링 서비스는 언제든지, 어디서나, 즉시, 누구나, 저렴하게,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훌륭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최근 늘어나기 시작한 ‘구독서비스(월정액 이용료를 지급하고 여러 종류의 차량을 이용가능한 서비스)’의 경우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적으로 실용화되면, 필요할 때 자동차를 호출하여 이용하는 ‘무인 택시’ 서비스 또한 활기를 띨 것이다. 이 시기에는 현재의 라이드 쉐어링 서비스나 구독서비스보다 더 저렴하고 편리한, 게다가 다양한 서비스 제공되는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과 라이드 쉐어링 서비시 업체인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 등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수년 간 주목 받아온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자율주행과 EV는 수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직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러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짧은 기간 동안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국내 자동차 산업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온 경험이 부족하고 그에 적합한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진정한 경쟁 상대는 해외 완성차 업체가 아닌 구글과 우버, 아마존과 같이 소비자 시선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IT 기업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워햐 한다. IT 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 분야에서의 직접적인 대결은 피하고, 서비스 제공 업체에 자동차라는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위치에 충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IT 기업들의 하청기업 정도로 여겨지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전기전자 산업과 반도체의 세계에서는 제품의 생산을 EMS (수탁 생산 전문 서비스 기업)와 파운드리 (반도체 제조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업) 같은 기업에 맡기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물론, 자사의 상품 개발을 그만 둘 필요는 없지만, 개발 및 제조가 합께 이뤄지는 상태로는 다른 기업에 제조를 위탁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도 타사의 기획을 바탕으로 개발을 위탁하는 형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자사에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방향은 물론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기업이 모두 다루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완성차 제조사라는 탄탄한 구조를 부수고 외부 기업과 파트너를 통해 기업 구조 자체를 재구성하는 대담한 개혁이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요구되는 시기이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다나와나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후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 핫클릭
-
기아차, 더욱 선명해지는 엠블럼 교체 계획..적용시기는?조회수 1,726 2019-12-13 데일리카
-
더 뉴 그랜저, 최적의 트림+옵션 조합은?조회수 11,245 2019-12-10 다나와자동차
-
기아차, 보고ㆍ타고ㆍ모는 즐거움을 주는, 3세대 K5 출시조회수 2,885 2019-12-12 오토헤럴드
-
19일이냐 1월이냐..제네시스 GV80 출시일은 과연 언제? (2)조회수 1,411 2019-12-11 데일리카
- 최신소식 모아보기 - 국내
-
기아차, 쿠페형 세단·패스트백으로 변신한 K5의 디자인 특징은?조회수 825 2019-12-13 데일리카
-
포드, 익스플로러 안전사양 놓고 구설수..한국 소비자 우롱(?)조회수 422 2019-12-12 데일리카
-
국토부, 민간 자동차검사소 부실검사 근절 위한 관리감독 강화조회수 211 2019-12-12 오토헤럴드
-
국토부, 자율주행 윤리 가이드라인 발표...내년 최종안 고시조회수 385 2019-12-12 오토헤럴드
-
폭스바겐 2020년 4종의 SUV 투입, 소형 '티록'까지 출격 대기조회수 387 2019-12-11 오토헤럴드
-
[오토포토] 프랑스 오리지널 명품 'DS 3 크로스백' 디테일샷조회수 413 2019-12-11 오토헤럴드
-
[송년특집 #2] 2019년 신차, 어떤 차가 흥하고 망했나…수입차편 (1)조회수 1,561 2019-12-11 오토헤럴드
-
‘타다’는 결국 못 타나..공유경제도 결국은 물거품!조회수 336 2019-12-11 데일리카
- 최신소식 모아보기 - 해외
-
쉐보레가 SUV 타호·서버밴에 디젤엔진을 투입한 배경은?조회수 610 2019-12-13 데일리카
-
현대차 i30 패스트백 N, i30 N 독일서 유력 스포츠카상 연속 수상조회수 552 2019-12-13 글로벌오토뉴스
-
폭스바겐, SUV 아틀라스 부분변경 예고..국내 출시 가능성은?조회수 402 2019-12-13 데일리카
-
엄격해지는 자동차 안전 등급, IIHS 2020년 기준 발표조회수 343 2019-12-13 오토헤럴드
-
[프리뷰]메르세데스 벤츠 2세대 GLA조회수 438 2019-12-12 글로벌오토뉴스
-
캐딜락, 신형 에스컬레이드 '공장에서 촬영 SNS로 확산'조회수 590 2019-12-12 오토헤럴드
-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美서 한화 2387만원, 투싼과 엇비슷조회수 572 2019-12-12 오토헤럴드
- 최신 시승기
-
작심하고 만든 기아차 3세대 K5, 쏘나타 보다 10살은 젊은 느낌조회수 1,276 2019-12-13 오토헤럴드
-
2020 제네시스 G70 3.3 T-GDi Htrac 시승기 (2)조회수 4,826 2019-12-11 글로벌오토뉴스
-
당신이 성공한 사람이라면 과연 그랜저를 탈까 K9을 탈까 (1)조회수 722 2019-12-11 오토헤럴드
- 이런저런 생각, 자동차 칼럼
-
글로벌 자동차 산업,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재편된다조회수 442 2019-12-13 글로벌오토뉴스
-
[김필수 칼럼] 한 발 늦은 현대차의 동남아시장 진출 계획..성공 요인은?조회수 322 2019-12-13 데일리카
-
[송년특집 #4] 하이브리드카 급증, 내수 부진에도 친환경차는 달렸다.조회수 285 2019-12-12 오토헤럴드
-
다큐 검은 돈, 폭스바겐이 살인 무기라는 것 꿈에도 몰랐다조회수 275 2019-12-10 오토헤럴드
- 전기차 소식
-
포르쉐, 타이칸 사전 주문 3만대 돌파조회수 1,000 2019-12-13 글로벌오토뉴스
-
그게 뭔데?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관한 미국인의 솔직한 반응조회수 478 2019-12-13 오토헤럴드
-
르노 ZOE, 영국 올해의 전기차 수상...내년 한국 투입조회수 416 2019-12-13 오토헤럴드
-
'디젤에서 전기차로 차선변경' 유럽 최대 EV시장으로 부상한 독일조회수 285 2019-12-12 오토헤럴드
-
전기 트럭 나왔다. 현대차 포터II 일렉트릭 출시...완충 시 211km조회수 1,154 2019-12-11 오토헤럴드
- 테크/팁 소식
-
연료전지 전기차, 상용화 시작하면 배터리 전기차 능가한다조회수 278 2019-12-13 글로벌오토뉴스
-
메르세데스 벤츠를 통해 본 헤드램프의 발전과 미래조회수 322 2019-12-13 글로벌오토뉴스
-
지금은 에어컨ㆍ히터 필터 3개월 교체, 미세먼지 완벽 대응법조회수 191 2019-12-11 오토헤럴드
-
[오토저널] 빗길 사고 사례로 살펴본 빗길 과속의 위험성 (1)조회수 506 2019-12-11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