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를 위한 변명' 안 팔리는 자동차의 독보적 장점
1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 신차 판매는 111만 705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2만 7261대보다 0.9% 감소한 수치지만 내수 위축이 심화한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선전한 셈이다. 판매가 증가한 곳은 쌍용차가 유일했다. 7만 9970대로 2.5% 늘었고 반면 -18.7%로 낙폭이 가장 컸던 한국지엠은 국내 판매 순위가 꼴찌로 내려앉았다.
국내 판매 순위는 단박에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신차 투입 여력이 좌우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쏘나타, 기아차 셀토스와 K7, 쌍용차 코란도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었고 전체 판매를 끌어 올리는데 큰 몫을 했다. 반면, 르노삼성차 클리오, 쉐보레 이쿼녹스 등 국내 메이커의 완성차 수입 모델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잘 팔리면 주목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모델은 "요즘도 팔고 있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하다. 그러나 단종을 의심받고 있는 모델에도 각각의 장점은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독특한 문화, 워낙 작은 수요의 탓도 있지만 힘 좀 내라고 그들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소개해 본다. (괄호 안에 표시된 숫자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다).
무한변신 해치백 현대차 i30(1195대)
월평균 판매 대수가 133대에 불과하지만 현대차 i30는 몇 안 되는 국내 해치백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매력을 품고 있다. 최고의 장점은 나만의 차로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i30의 '마이 핏(My Fit)'은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핏 그리고 컨비니언스와 첨단 사양으로 구성된 다양한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익스테리어는 램프류를 LED로 구성하고 17인치 알로이 휠, 새틴 반광 크롬 DLO 몰딩과 자외선 차단 유리로 고급스럽게 꾸밀 수 있고 인테리어는 가죽 시트에 통풍 기능을 추가해 탑승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기능에 동급 해치백 가운데 유일하게 고성능 버전이 마련돼 있다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i30는 140마력의 가솔린 1.4 터보 엔진과 7단 DCT,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204마력의 가솔린 1.6 터보가 탑재된 N 라인이 추가된다. 같은 배기량의 터보 엔진을 탑재한 어떤 모델보다 성능 수치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쏘나타 1.6 터보의 최고 출력은 180마력이다.
폭발적인 성능의 i30N은 N라인 전용 익스테리어 사양과 인테리어 사양으로 차별화됐으며 패들시프트와 통합 주행모드로 운전의 재미까지 극대화했다. 여기에 6단 수동변속기 모델도 선택이 가능해 콤팩트 해치백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가격은 가솔린 1.4 터보가 1865만 원부터 시작하고 단일 트림인 i30N은 2379만 원이다.
정통 스포츠 세단 기아차 스팅어(2972대)
대중 브랜드의 국산 스포츠 세단은 현재 기아차 스팅어가 유일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70이 있지만 패밀리카 성격이 강한 대신 스팅어는 온전히 달리는 성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모델이다. 그러나 스팅어 역시 이전에 '스포츠 세단'으로 선을 보였던 모델과 다르지 않게 시장 수요의 한계로 판매 수치는 미약하다.
올해 들어 월평균 판매 대수가 330대로 떨어졌다. 실적과 무관하게 스팅어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기본기가 탁월하다. 370마력의 괴력을 발휘하는 3.3 트윈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컨트롤, 스태빌리티 컨트롤, 전자제어 서스펜션, 브렘보 브레이크, 론치 컨트롤 등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모든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전자 장비의 강력한 제어도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첫발을 떼는 순간 온몸으로 전해지는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움직임은 국산차 가운데 단연 독보적이다.
3.3 터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팅어에는 255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는 가솔린 2.0 터보, 또 202마력의 디젤 2.2도 가세해 있다. 지난 5월 2020년형이 출시되면서 첨단 안전사양인 드라이브 와이즈를 기본 적용하는 트림이 확대됐고 차음 글라스를 사용한 윈드실드로 정숙성을 향상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대신 가격이 올랐다. 3524만 원(2.0T 프라임)을 시작으로 단일 트림인 3.3 터보 GT의 가격은 4982만 원이다.
듬직한 대형 SUV 쌍용차 G4 렉스턴(8977대)
국내 5개 완성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사실 쌍용차 라인업의 성적은 매우 고른 편이다.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물론 강력한 경쟁모델이 산재한 상황에서 G4 렉스턴과 티볼리, 코란도, 모두 평작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모하비, 여기에 쉐보레 트래버스와 같은 굵직한 경쟁차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G4 렉스턴은 올해 누적 판매 대수 8977대, 월평균 997대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G4 렉스턴의 장점은 가격이다. 3439만 원부터 시작하는 G4 렉스턴의 가격은 사양 가치로 봤을 때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또한 정통 프레임 보디를 기반으로 하는 우직한 차체의 강성도 동급 최강이다. 81.7%에 달하는 고밀도 고장력 강판,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정통 오프로드의 완벽한 기본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G4 렉스턴의 프레임은 4중 구조의 강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프런트 범퍼 빔에 1.5GPa급 초고강도 기가 스틸을 적용했다.
경사로에서 저속을 유지하는 가변형 HDC, 언덕에서 차체가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HSA 등 오프로드에 필요한 기능도 제공된다. 프레임 보디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하체의 미세한 진동은 좌우 휠에 차체 충격을 분산 흡수하는 후륜 멀티 어드밴스드 서스펜션으로 잡아내 일반 도로에서도 나쁘지 않은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유럽형 정통 해치백 르노 클리오(2129대)
우리나라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지만 르노 클리오(CLIO)는 유럽 B 세그먼트의 강자다. 2013년 이후 6년 연속 유럽 시장 동급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전 차종 경쟁에서도 폭스바겐 골프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클리오에 르노 앰블럼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명성 때문이다.
클리오의 장점은 B 세그먼트 이상의 공간 활용성과 뛰어난 연료 효율성 그리고 가격이다. 클리오는 C필러에서 테일게이트로 이어지는 라인을 최대한 살려 가능한 많은 화물을 수납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본 300ℓ, 2열 폴딩으로 1146ℓ 적재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소형 SUV 기아차 스토닉(기본 320ℓ, 2열 폴딩 시 1155ℓ)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는 용량이다.
축간거리(2590mm)도 우세해 공간 활용성에서는 국산, 외산을 가리지 않고 가장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1.5dci 엔진의 출력(90마력)과 토크(22.4kg.m) 수치가 낮은 것이 단점이지만 복합 기준 연비가 17.1km/ℓ나 된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 된다. 이 연비 수치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이다.
1990만 원부터 시작하는 클리오의 가격도 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다. 수입차이면서도 르노삼성차의 전국 정비 네트워크를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클리오는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해치백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다. 올해 누적 판매 대수 2129대는 앞서 소개한 현대차 i30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단종설에 시달리는 쉐보레 임팔라(1131대)
쉐보레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는 GM의 글로벌 라인업 정비에 맞춰 단종 얘기까지 나왔지만 최근 생산 유지로 가닥이 잡혔다. 북미 시장에서 픽업트럭이 득세를 하고 SUV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단종설까지 나왔지만 임팔라는 1958년 첫 출시 돼 지금까지 1500만대 이상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다.
임팔라의 시작은 화려했다. 북미 생산 버전이 2015년 국내에 투입될 당시 사전 예약 대수가 2000대 수준을 기록하며 국산 준대형 경쟁 모델인 기아차 K7을 제압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가격, 그리고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풍부한 차체에 쏠렸던 관심은 오래 가지 못했고 이후 성적은 초라했다.
임팔라의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1131대, 월평균 126대를 팔았다. 그러나 임팔라를 타는 사람들은 수입차 가운데 가장 풍부한 차체에서 나오는 중후함과 넓은 트렁크 공간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는다. 임팔라의 전장은 준대형 모델 가운데 가장 긴 5110mm(휠 베이스 2835mm)나 된다.
풍부한 차체의 크기 못지않게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임팔라의 시작 가격은 3350만 원(2.5 가솔린 A/T)으로 국산 경쟁차인 기아차 K7(3102만 원), 현대차 그랜저(3112만 원)와 비교해 비슷하게 출발한다.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수입 준대형 세단으로 손색이 없지만 요즘 흔해진 첨단 운전 보조 사양이 부족하고 선택 품목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은 단점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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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는 좀
잘 안팔리는 차의 특징. 이중 한가지는 무조건 있습니다.
1. 디자인이 너무 못생겼다. (쉐보레 전부)
2. 같은 급에 상품성이 높은 차들이 너무 많다. (스팅어)
3. 같은 급보다 마력이나 연비면에서 약하다. (렉스턴)
4. 같은 급보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i30)
5. 경쟁사보다 업데이트(페이스리프트/풀페인지)가 늦다. (쉐보레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