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제어로 오토 파일럿 무력화하는 테슬라도 탈옥이 가능하다

오토헤럴드 조회 489 등록일 2020.02.13

애플 아이팟을 손에 쥐었을 때 처음 한 일이 '탈옥'이었다. 애플은 아이팟이나 아이폰 사용자가 앱스토어를 통해 구매한 앱 또는 검열을 마친 것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콘텐츠 접근을 막아 놨고 지금도 다르지 않다. 수많은 개발자가 버그를 발견하고 틈새를 공략하기 시작했고 시디아(Cydia)가 등장하면서 아이팟 탈옥은 손쉬운 일이 됐다.

지금은 탈옥이 쉽지 않고 보증 수리나 기기의 작동에 취약점이 발생해 쉽게 시도하지 않지만 그 때는 크랙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애플이라는 거대 IT 기업의 보안을 뚫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도 꽤 많았다. 성능과 주행거리 또는 오토파일럿, 충전 등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해제할 수 있는 테슬라도 '탈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테슬라는 최근 중고차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원격으로 차단해 도마 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중고 모델S를 구매한 소비자가 8000달러(943만원)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격으로 오토파일럿 기능을 없애 버렸다. 테슬라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오토파일럿과 풀 셀프 드라이브 모드 등의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기능을 삭제했다고 말했지만 자동차의 기능을 소유자의 동의 없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 그런 기능을 보고 구매한 소비자는 황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능을 차단하는 일을 지난 수년간 해왔다. 모델 X P90D를 중고로 구매한 소비자는 수개월 화려한 퍼포먼스를 즐겼지만 테슬라로부터 2만달러, 우리 돈으로 2357만원이나 하는 비용을 지불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전기차를 몰게 됐다. 테슬라가 원격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삭제했기 때문이다.

애플과 유사하게 특정 기능을 마음대로 차단하거나 제한하자 테슬라에서 '탈옥'이 가능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사도우(Sadow)로 알려진 프로그래머는 테슬라의 원격 제어 프로그램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탈옥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600여대의 차량을 구제해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탈옥에 성공하면 테슬라의 프로그램 패키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자랑하지만 발각되면 보증이 무효가 되고 사고나 고장이 발생했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제조사가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청구하고 사용을 제한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동차는 신차나 중고차나 원래의 기능을 100%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

이번의 경우 중고차를 판매한 딜러가 오토파일럿과 풀 셀프 드라이빙 기능을 포함한 옵션이 있다고 고지했지만 테슬라가 사실과 다른 것을 발견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자기 소유의 자동차를 필요하다면 누군가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탈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옥자가 늘고 있지만 테슬라는 적게는 8000달러에서 많게는 2만달러가 필요한 성능 업그레이드와 오토파일럿 심지어 슈퍼차저 기능 등의 다양한 패키지에 대한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래저래 참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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