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을 잡기는 잡았는데... GV70을 보면 아쉬운 기분이...

다키포스트 조회 1,121 등록일 2021.01.14


작년 12월 8일 제네시스 GV70이 첫 공개가 됐고 곧이어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1만 대라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GV70의 경쟁 상대로는 벤츠의 GLC와 BMW X3, 아우디의 Q5와 렉서스 NX, 그리고 볼보 XC60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국내와는 시장 환경이 다소 다른 북미시장에서는 위 언급한 상대들과 인피니티의 QX50, 아큐라의 RDX와 링컨 노틸러스, 캐딜락 XT5 등이 추가로 붙는다.


프리미엄 미드사이즈 SUV 시장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세그먼트 중 하나이다.


특히 렉서스, 인피니티, 아큐라는 각각 도요타, 닛산, 혼다로부터 파생된 프리미엄 브랜드들인데, 벤츠 BMW같은 브랜드들과 직접 경쟁하기 위해선 이들을 넘어서는 것이 우선이다.


GV70의 전면 디자인은 G70과 비슷하고 G80과 GV80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다른 점은 쿼드 램프의 그래픽과 면의 속성이 달라진 것이다.




G80과 GV80은 그릴과 같은 각도로 뚝 끊기던 램프 그래픽 때문에 GV70과 비교하면 투박한 느낌을 준다.



크레스트 그릴의 모양도 미묘하지만 분명하게 달라졌다. 램프와 마찬가지로 선이 날카롭고 세로로 길던 비율이 GV70에 와선 가로로 넓은 비율로 바뀌고 더 둥글린 모양으로 바뀌었다.



그릴의 볼륨도 G80과 GV80은 일자로 쭉 떨어지지만 GV70은 8:2의 비율로 그릴의 볼륨이 나뉜다. 이 같은 미묘하고 세밀한 변화는 차량이 풍기는 분위기에서 차이를 낸다.


2D 그래픽으로도, 3D 볼륨으로도 모두 GV70이 더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면서 리플렉션도 보다 풍성하게 바뀌었다.



G80과 GV80은 큰 차체 사이즈와 더불어 이런 직선적이고 기교를 부리지 않은 시원시원한 디자인 언어가 미국차를 연상케 한다.



반면에 차급도 작아지고 보다 섬세한 디자인을 띈 GV70은 상대적으로 유럽차에 가까운 같은 모습을 보인다.



측면부 디자인은 SUV임에도 기다란 비율의 보닛, 짧은 프론트와 리어 오버행, 날렵한 루프라인, 그리고 낮은 지상고가 눈에 띈다.


선과 그래픽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자세, 스탠스만으로 어떤 차인지 알려주는 요소들이다.



앞서 말했듯이 G80과 GV80은 디자인적으로 많은 요소들을 공유한다. 제네시스는 캐릭터 라인에 고유의 디자인을 파라볼릭 라인이라고 부르는데 이 또한 GV70으로 적용되면서 약간의 변주가 더해졌다.



G80과 GV80의 캐릭터 라인은 기존 차량에선 볼 수 없었던 라인이었다. 단순히 측면에 그어진 라인이 아니고 프론트와 리어 펜더를 휘감는 새로운 조형이었기 때문이다.



GV70에 와서 파라볼릭 라인은 보다 유연하고 볼륨을 살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전 모델들의 파라볼릭 라인은 선으로 펜더를 감싸다 보니 펜더의 볼륨이 딱딱해졌다.


새로운 파라볼릭 라인은 프론트 펜더의 볼륨을 살리고 리어 펜더에서 어깨라고 할 수 있는 볼륨을 한번 크게 잡아주면서 후륜구동의 스포티한 차라는 것을 강조한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흔히 쓰이는 7:3내지 8:2 비율의 펜더 볼륨 배분은 클래식 후륜구동 스포츠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디자인 언어다. 이를 변주 시켜 새롭게 재해석 한 느낌이 좋다.


다만 이 라인 때문에 어색한 점도 함께 생겼다.


‘디자인엔 자동차에는 직선이 없다’란 말이 있다. 한 고정된 시점에서 봤을 땐 직선으로 보였던 선이 다른 시점에서 보면 휘어진 커브가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홍보자료나 광고를 보면 클레이 모델 바로 옆에서 얇은 라인 테이프를 잡고 한 쪽 눈을 감고 있는 디자이너, 혹은 모델러의 사진을 많이 봤을 것이다. 이들은 다른 시점에서 보이는 라인의 완성도를 살피는 것이다.



선과 장식적인 요소를 모두 뺀 자동차의 면은 그 자체로도 상당히 복잡한데, 여기서 리플렉션의 흐름을 살피면서 디테일들과 라인들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어색하지 않고 더 나아가 미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자동차 디자인이 산업디자인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파라볼릭 라인의 아쉬운 점은 후면부에서 측면부를 쿼터뷰로 같이 볼 때 생긴다. 옆에서 볼 땐 시원하게 쭉 뻗은 라인이 정 후면부에 가까운 구도에서 볼 때는 약간 찌그러지기 때문이다.


저 요소가 하나가 심각한 결점이 되는 것은 아니고 리어 펜더 면의 볼륨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라인의 퀄리티가 떨어져 보이기 때문에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한다면 더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측면부 글라스의 크롬라인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다른 차들과 차별화를 두고 싶었는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희한한 라인이다. 팰리세이드 크롬라인에서 한 획만 더 그은 것 같기도 하다.


제네시스가 말하는 럭셔리함과 스포티함 둘 중 무엇도 저 라인에서 느껴지진 않는다. 딱히 미적으로도 다른 차들의 깔끔하게 떨어지는 라인보다 좋은 점을 찾을 수가 없는데, 그저 남들과 다르기 만을 위한 디자인이라면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후면부의 디자인은 패밀리룩 같았던 움푹 파인 면을 사용하지 않고 심플하게 바뀌었다.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차급에 어울리는 단단하게 느껴지는 디자인이 좋고 심플해진 면이 강렬한 쿼드 램프의 그래픽을 더욱 부각시켜 잘 어울린다.

공격적인 글로벌 디자인 인재 영입의 덕택일까, 전체적으로 현대, 제네시스의 디자인의 퀄리티가 향상된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다소 조급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제네시스의 홍보물을 읽어보면 종종 보이는 제네시스 고유의 지 매트릭스 패턴(G-Matrix Pattern)이 있다. 설명으론 다이아몬드에 난반사되는 빛에서 따왔다고 하지만 휠이든 그릴이든 결국 차에 적용되는 걸 보면 평범한 격자무늬이다.


그럼 벤틀리도 지 매트릭스 패턴을 쓰고 있는 걸까? 격자무늬 패턴을 쓰는 브랜드는 많다. 디자인의 고전적인 디테일 요소이기 때문이다. 신생 브랜드 한계상 부족한 역사성과 헤리티지는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아무리 짜낸다고 한들 없는 역사가 생기진 않는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 해결할 수 없는 것에 신경 쓰기 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품질 문제같이 더 급한 이슈들에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


정말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퍼지는 엔진에 대해 보증기간을 늘려 해결할 게 아니라 보증기간이 끝나도 고장 나지 않는 엔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회사명
    제네시스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
    창립일
    2015년
    슬로건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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