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0의 단종과 한국의 해치백 디자인

지난 2016년 여름의 끝자락에 등장했던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해치백 승용차였던 3세대 i30가 얼마 전 단종되었다. i30는 각각 2007년과 2011년에 나왔던 1세대와 2세대의 모델은 다른 해치백 차량들, 우리들이 생각하던 소형 승용차로서의 해치백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여주려는 노력을 했던 차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해치백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는 우리나라 승용차 시장에서 그다지 많이 팔지는 못하고 결국 단종됐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대체로 해치백(hatchback) 이라는 ‘장르’의 차종은 대체로 앞 바퀴 굴림 방식의 소형 승용차이기 때문에, 성능보다는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설명은 절대적인 답이 되는 건 아니다. 해치백이라는 용어 자체는 차체 뒤쪽에 테일 게이트(tail gate)를 가진 구조를 이르는 말이고, 그런 차체를 가진 승용차는 승합차부터 SUV 등 꽤나 다양하지만 앞 바퀴 굴림 방식의 준중형 이하의 크기를 가진 승용차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해치백 승용차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는 걸까? 하지만 해치백의 전성기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1985년에 나왔던 국산 최초의 앞 바퀴 굴림 차량이었던 포니 엑셀(Pony Excel)은 많은 인기를 얻었던 차였으면서 해치백이었다. 물론 얼마 뒤에 세단형 프레스토(Presto)가 나오긴 했었다. 그리고 1987년에 나왔던 기아의 프라이드 역시 해치백이었다. 프라이드(Pride)는 처음에 3도어 모델만 나왔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고, 나중에 5도어 모델이 개발됐고, 결국은 세단형 모델인 프라이드 베타(Pride β)까지도 개발됐다. 해치백 모델의 프라이드에 뒤 트렁크를 덧붙여서 개발된 프라이드 베타는 사실 디자인적인 관점으로 보면 차체 형태의 균형은 다소 부족했지만, 의외로 시장에서 인기를 얻어 상당한 판매량을 보였다. 이건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세단이기만 하면 디자인의 균형은 상관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었던 걸까?


이렇듯 결국에 가서는 엑셀과 프라이드의 두 차종 모두 세단형 모델이 개발되긴 했지만, 이 시기에는 우리나라에서 해치백 모델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치백 승용차는 운전석과 조수석, 그리고 뒷좌석의 좌 우측 문을 합친 2개 혹은 4개의 문 이외에 뒤쪽의 테일 게이트(tail gate)가 열리는 구조의 2박스(box) 구조의 실용성이 높은 승용차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도 해치백 승용차는 앞 바퀴 굴림 방식의 소형 승용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1970년대를 즈음해서 대중적으로 자리 잡힌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는 소형 승용차들도 실내와 트렁크 공간이 구분된 3박스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해치백은 작은 크기의 차체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의 근대적 소형 승용차의 대표적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덩치 큰 럭셔리 SUV도 해치백 차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 5도어 해치백 차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SUV의 차체 구조이다. 박스형 차체 디자인을 가진 쏘울과 레이 역시 해치백이다. 미국에 수출되는 쏘울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적은 판매량으로 인해 단종된다. 물론 레이는 경승용차 규격에 맞게 개발돼서 경제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게다가 모닝과 스파크 역시 해치백 구조의 차체를 가지고 경승용차의 혜택을 겸비한 관계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인다. 물론 그보다 과거에는 대우의 마티즈가 해치백 경승용차 시장에서는 막강한 위치를 가지고 있기도 했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따져 보면 우리나라에서 해치백이 반드시 인기가 없는 차종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미국을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소형 승용차들은 대부분이 해치백 승용차다. 물론 개중에는 3도어 모델도 있고, 5도어 모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형 승용차는 해치백이라고 생각하는 게 미국 시장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오히려 단순화 돼서 이제는 중형급 이상의 세단과 픽업, SUV가 대부분인 것 같다. 물론 쿠페도 있지만 소형 해치백은 몇 종류가 팔리고 있지만, 대중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가용’ 이라는 의식, 그리고 가족을 위한 차 라는 생각이 작용해서인지 소형 승용차보다 대형 승용차가 더 잘 팔린다. 여기에 더해서 해치백보다는 세단이 더 자가용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 폭스바겐 골프 같은 수입 해치백 모델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가격에 대비해서 마음을 움직이는 해치백이 없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산층 소비자들이 소형 해치백 승용차를 세컨드 카로 구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경승용차 레이, 모닝, 스파크가 그 시장을 커버해주고 있다고 할 것이고, 경승용차 혜택을 못 받는 준중형 해치백을 세컨드 카로 구매하기에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만약 정말로 강한 개성을 보여주는 모델이 나온다면, 그래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소형차가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개성 있는 승용차를 사고 싶어서 사는 모델로서의 해치백 모델이 나오면 해치백의 판매가 늘어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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