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위한다면 지금 내비게이션을 꺼라

danawa 조회 7,239 2017.04.27

올해 3월,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연구를 많이 한다는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성인 참가자 24명을 대상으로 재밌는 실험을 했습니다.

런던 중심가 지구를 가상현실로 구현한 화면을 보여주면서 길찾기 실험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뇌 활동을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검사해본 것입니다.



이런걸 보고 무언가 해석을 만들어내는 연구진이 대단해 보입니다.



서두가 길어지면 뒤로가기를 누르실걸 알기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을 때 해마와 전전두피질의 작동이 잠시 멈춘다는 사실.

쉬운 말로는 뇌 활동이 잠시 멈췄다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건 해마는 기억과 탐색, 전전두피질은 계획과 의사결정을 관장하는 영역이며

뇌는 쓰면 쓸 수록 활성화 되고 사용하지 않을수록 퇴화되는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이죠.

위 사실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다니면 뇌는 퇴화한다.



뭐? 잠깐, 내 뇌가 뭐?



자, 이제 큰일났습니다.

단속카메라 위치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티맵씨의 상냥한 목소리에 취해

하루하루 뇌가 녹슬어 가는것도 몰랐던 겁니다.



여러분의 뇌건강을 좀먹는 어벤저스군



그리고 IT 강국 답게 여러분의 뇌건강을 좀먹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어벤저스 마냥 막강하고 두터운 후보군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더욱 깊어지게 만드는 근거는 또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영국의 연구 결과인데요,

런던대학교 연구팀이 작년 2016년에 리버풀(프리미어 리그계의 한화같은 그 리버풀 아닙니다)의

영국과학진흥협회 과학제전 BA festival of science 에서 "택시기사들이 길을 찾는 중에

일반적인 기억 공간이 아닌 특별한 영역이 활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놈들 연구를 믿어야 할지 조금 의문이긴 합니다.



연구팀은 20명의 택시 기사들에게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과 같은 방식의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택시 기사들이 길을 찾을 때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활성화 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보다 자세하게는 전체적인 길을 처음 떠올릴 때, 중간에 목적지가 바뀌어 다시 탐색할때 등

길을 찾는 포괄적인 상황에서 모두 해마가 활성화 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길을 찾는 행위 자체가 뇌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택시기사들의 뇌에서 저 해마가 일반인들보다 더 크게 발달되어

길을 찾는 능력이 일반인보다 훨씬 탁월했다는 것이죠.

택시타면 늘 내비도 켜지않고 쿨하게 "내가 더 잘알아!"라고 외치던 그분들의 외침은 참이었던 겁니다.

이건 길을 자주 찾다보니 해마가 더욱 발달하여 크게 발달된건지, 

아니면 해마가 원래 커 길을 능숙하게 찾는 사람이 택시기사가 된건지 정확한 증명은 없었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건 길을 찾는 행위가 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자, 이젠 정말 큰일입니다.

지금도 운전대를 잡으며 습관적으로 내비를 켜고 있는 제 뇌건강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식으로 나아가다간 퇴직 후 글러먹은 치킨집을 피해 

택시 기사를 하려는 제 미래 노후 계획 마저 무너질 상황입니다.

(아마 제 해마는 그리 발달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알고보니 깜빡이(방향지시등)은 엿바꿔 먹었는지 도무지 켜지는걸 볼 수 없었던

도로위의 풍운아 택시마저 사실은 선택받은 자들의 직업이었다니 ...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았다고 했던가요

연구를 이끈 런던대학의 휴고 스피어스 박사는 "인간의 뇌 활동이 얼마나 복잡하며

그것이 얼마나 위대한 창조물인지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라 자축한 것으로 볼때

단순히 내비를 이용해서 뇌가 퇴하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 이상의 뇌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상호 보완적인 희망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해석이 가능하냐구요? 

뇌는 복잡하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전혀 걱정할거 없습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을 어차피 이런 식이니까요.



김치랜드에서 살아가는 여러분들에겐 뇌를 잠시도 쉬게 할 여유는 없을테니

아마 내비 때문에 노후의 뇌건강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요?

그래도 뭔가 찝찝한 마음이 내리눌린다면 자주 다니는 길은 잠시 내비를 끄고

여러분의 눈과 뇌로 길을 찾아보거나 휴일에는 유명한 맛집 지도를 펼쳐들고

직접 발로 길을 찾아다니며 느슨해진 해마를 깨워보는건 어떨까요?


다나와나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후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댓글5
  • danawa 2017.04.27
    아 그러고보니 제 뇌건강은 사실 엄청 건강할지도 모르겠군요
    감사합니다 군시절 저팔계를 꼭 빼닮았던 중대장님
    독도법을 엉터리로 배워와선 훈련 때마다 지도 대신 읽고 길 찾아 드리느라
    아마 제 해마는 어마어마하게 단련됐을 겁니다.
  • danawa 2017.04.28
    어디 이런게 한 두 개일까요. 스마트폰 전화번호부 때문에 번호를 못 외우고, 스케쥴러 때문에 이벤트를 기억 못하고 계산기 때문에 암산이 약해졌죠. 그런데 큰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알아야하고, 예전에 없던 복잡한 금융 서비스를 이해하는 등 두뇌활동 분야가 이동한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 danawa 2017.04.28
    ㅎㅎ 맞습니다, 인스턴트를 먹으면 몸에 나쁘다 같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맞는 이야기지만 현실에선 'so what?'으로 끝나는 그런 류의 이야기입니다.

    운전중에도 내비가 길찾기의 인간 기능을 퇴화시키기는 했겠지만 과거와 달리 도로상에서 인간이 계산해야 하는 정보는 더 비대해졌죠, '어맛 비싼차다 떨어져야지!' 같은?
    분명 지적하신 대로 뇌의 활동에 대한 절대치는 오히려 줄어들기보다 늘어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아마 지적하신 대로의 말씀이 맞을겁니다.

    그럼에도 과장되게 글을 쓰는 이유는 담담하게 사실만 늘어놨다간 댓글은 달리긴 커녕 지루하기만 한 그저그런 기사글이 되어버리는 통에 늘 사실을 기반으로 한 유머에 가까운 글을 쓰자는 논조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정보적인 가치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글을 읽고서 재미있으셨다면 친구분께 "ㅎㅎ 너 머리가 나쁘더라니 역시 내비키고 다니냐?"라고 농으로 링크를 던져주실 수 있는 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danawa 2017.05.01
    내비로 적당히 길을 파악한후 보지않고 가면됩니다
  • naver 2017.07.16
    ...뭐이런 그냥 스마트폰을 당장 버리는게 더 낫겠다
1

카더라

2년 전 글 목록보기 보기
리스트광고
닫기

축하합니다. 스탬프를 찾으셨습니다.

스탬프 찾기 참여 현황
확인하시겠습니까?

비교하기